본문 바로가기
반응형

좋은시11

[좋은시] 기형도 -질투는 나의 힘 -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잘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젊음의 내용이 질투 뿐이었다니, 주변인의 성공과 성취를 시기와 질투로 바라본 내 모습이 떠오른다. 2015. 5. 18.
[좋은시] 자크 프레베르 -고엽 박웅현 TBWA CD의 라는 책을 읽고, 책에서 나온 좋은 구절, 글귀, 시, 노래 등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. 아래는 책 내용 중 소개된 샹송 의 원작시, 자크 프레베르의 의 일부이다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자크 프레베르 오, 기억해주오 우리가 연인이었던 그 행복했던 날들을 그 시절 삶은 아름다웠고 태양은 오늘보다 뜨겁게 타올랐다네 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 너도 알리라, 내가 잊지 못하는 걸 죽은 잎들은 하염없이 쌓이고 추억도 회한도 그렇게 쌓여만 가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의 저편으로 너도 알리라, 내가 잊지 못하는 걸.. 2015. 5. 18.
[좋은시] 담쟁이 - 도종환 박웅현 작가의 를 읽던 중 발견한 좋은시, 함께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보여주는 시 같다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담쟁이 -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2015. 5. 18.
반응형